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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창 기자의 거짓과 진실

문재인, 퇴임 후 돌아갈 곳은?

우종창 2021.01.11 06:32 조회 수 : 907

 

임기가 14개월이 남은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곳은 어디이며, 그곳 주민들의 반응은 어떠할까? 조선일보 2021. 1. 10.에 보도된, 주간조선 곽승한 기자의 르포기사를 인용,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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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들이 퇴임 이후 생활한 사저(私邸)는 저마다의 이유로 화제를 모았다. 전두환의 연희동, 김영삼의 상도동, 김대중의 동교동, 노무현의 봉하마을, 이명박의 논현동, 박근혜의 삼성동.

청와대를 들어가기 전과 나온 후에도 대통령들의 사저는 뉴스의 현장이 되곤 했다. 문재인 대통령 또한 임기가 14개월여 남으면서 그가 퇴임 후 머물 사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에 퇴임 이후 사저를 마련할 계획을 세웠다. 이곳 주민들은 문 대통령의 귀향을 반기고 있을까. 또 문 대통령이 거주했던 이전 사저 인근 주민들은 이웃 주민문 대통령을 어떻게 이야기할까.

 

주간조선은 202114~6일에 걸쳐 문 대통령이 2008년 이후 살았던 서울 홍은동 빌라, 경남 양산시 매곡마을과 퇴임 이후 머물 평산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문재인 대통령이 2008년 노무현 청와대의 마지막 비서실장직을 마치고 나와 거주하던 곳은 경남 양산시 매곡동(매곡마을)이다. 매곡동 사저는 문 대통령이 현재도 보유 중으로,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휴가 때 종종 들렀던 곳이다.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이 매곡동 사저가 다른 사람에게 매매된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2008년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이후 정계를 떠났던 문 대통령은 세상과 거리를 두고머물기를 원해 이곳 매곡동 사저를 택했다고 한다.

실제로 매곡동 사저는 매곡마을 초입 부근에서 2떨어진 곳에 있다. 매곡마을 안에서도 가장 높고 외진 곳에 있어 세상과 떨어져 살기에 알맞은 위치다. 마을 초입을 지나 문 대통령 사저로 올라가는 도로는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을 만큼 좁다.


현재 이 사저 입구에는 의경 1명이 경비를 서고 있다. 앞서 청와대는 이런 여건 탓에 매곡동 사저는 경호가 불가능하다는 대통령 경호처의 판단에 따라 불가피하게 새로운 사저(양산 평산마을)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매곡마을에는 약 200가구가 거주 중인데, 마을 초입에 대부분의 주민이 모여 산다. 마을 초입에 사는 주민들은 대체로 토박이들이고 문 대통령 사저 인근에는 은퇴 후 전원생활을 하기 위해 온 뜨내기주민들이 많다고 한다.

 

문 대통령 사저 바로 옆집에 사는 주민은 문 대통령 집 마당이 바로 보이는 곳에 살다 보니 휴가 때 대통령이 내려왔을 때도 인사를 주고받았다면서 최근에는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대통령 측에서도 방문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201719대 대선이 치러지던 날, 이곳 매곡마을 회관에선 주민 60여명이 모여 개표 방송을 지켜보기도 했다. 당시 지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주민들은 응원하던 문 후보가 당선되자 막걸리를 마시며 기쁨을 나눴다.

지난 14일 찾아간 매곡마을은 그때의 기쁨과 설렘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을회관도 폐쇄된 상태였고, 고령층이 많이 살다 보니 겨울철 외출이 적었다.

 

이 마을에서 50년 넘게 살았다는 80대 여성은 문 대통령이 여기 처음 왔을 때(2008) 대통령은 잘 안 보였고 영부인만 시장 다니러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은 많이 봤다면서 대통령이 됐다고 따로 인사 오고 그런 건 없었다고 했다.

이 여성은 이 동네 자체가 한나라당 성향사람들이라 민주당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왕 대통령이 됐는데 잘하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했다.


매곡마을 이장 서재수씨는 문 대통령이 퇴임 이후에는 여기를 떠난다고 하니 아쉽지만 별수 있겠느냐면서도 대통령 집이 있는 동네라고 해서 별다른 혜택을 본 건 없다고 했다.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항상 조용히 왔다 가서 머물다 갔다는 걸 제대로 알지 못했다고 했다.

요즘 대통령 하는 일이 마음에 드냐는 물음에 서씨는 아무래도 통합이라며 정치는 잘 모르지만, 개혁적으로 하는 건 좋은데 국민들끼리 갈라서 싸우는 모양새가 오래가서 좋을 건 없어 보인다고 했다.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K빌라는 문 대통령이 2016년에 구매해 살았던 곳으로, 문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청와대로 출퇴근해 주목을 받았던 곳이다.

201759일 대통령에 당선된 문 대통령은 취임 준비 기간 없이 다음날부터 바로 대통령직을 수행했는데, 청와대 관저가 준비되는 3일간 원래 거주하던 홍은동 빌라에서 출퇴근을 해야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아침 출근길에 빌라 주민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사진을 찍었고, 주민들은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빌라 정문에 걸었다.

 

이 홍은동 빌라 역시 홍은동 사거리를 지나 도보로 15분 이상 언덕길을 걸어 올라가야 할 만큼 외진 곳에 있다. 빌라 뒤편에는 백련산과 공원이 있다. 이 빌라까지 갈 수 있는 대중교통 수단은 마을버스가 유일하다.

이 빌라는 지난해 10, 10년째 근무하던 경비원이 암 투병으로 일을 하지 못하는 처지가 되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교대 근무를 서고, 500만원 가량의 성금까지 모아 전달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이러한 사연이 방송을 통해 소개된 이후 문 대통령 역시 경비원에게 화분과 함께 성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17일 만난 인근 주민들은 문 대통령에 대해 대체로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인근 빌라 주민 김모(65)씨는 문 대통령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이 많지만, 대통령 내외가 주민들에게 보였던 따뜻했던 모습은 진심으로 느껴졌었다면서 이 동네는 서울 안에서도 워낙 조용한 동네라 문 대통령 성품과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이제 더 이상 돌아오지 않는다고 하니 아쉽다고 했다.


K빌라 주민 이모씨는 문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경호원과 기자, 지지자들이 몰려 동네가 떠들썩했는데, 주민들이 불편을 겪을까 배려하던 문 대통령이 인상적이었다면서 특히 김 여사는 평소에도 인사성이 밝아서 주민들 사이에 호감도가 높았다고 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201710월 이 홍은동 빌라 사저를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당시 김재준 청와대 행정관(현 춘추관장)에게 매각했다. 김 관장은 지난 19대 국회에서 당시 문재인 의원실 보좌관으로 일했고, 이후 손혜원 의원실에서도 보좌관을 맡았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는 대통령의 손발이라고 할 수 있는 청와대 제1부속실에서 선임행정관을 지냈다.

 

문 대통령이 퇴임 후 머물 것으로 알려진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은 슬레이트 지붕이 덮인 낡은 집들 사이로 대문을 지키는 진돗개, 담벼락 위를 넘나드는 고양이가 자주 눈에 띄었다.

몇 발자국 걸을 때마다 짖어대는 개들의 눈치를 보며 문 대통령 사저용 부지까지 살금살금 올라가야 했다. 지난 14일 둘러본 평산마을은 개 짖는 소리만이 유일한 소음인 한적한 시골마을이었다.


50가구가 채 되지 않는 이 작은 마을은 지난해 6월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퇴임 후 거주할 사저와 부지를 구입한 사실이 알려져 주목을 받았다당시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김 여사가 평산마을 일대 토지와 주택 등 2630(795) 규모의 부지를 공동명의로 구입했다고 밝혔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경호처가 지산리 일대를 매입한 비용은 총 147000만원이다. 이 중 문 대통령 부부 명의로 된 땅과 주택 매입 비용이 106401만원, 경호처 소유의 땅 매입 비용은 4599만원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문 대통령이 퇴임 후 거처로 평산마을 일대 토지와 주택을 구입했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당시, 언론에서는 이 마을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통도사와 도보 10분 거리로 가깝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이 있는 봉하마을과도 차로 40분 거리에 있다는 지리적 특성을 강조했다.

등산을 즐기는 문 대통령이 산과 가까이 있는 평산마을을 선호했을 것이라는 이유도 꼽혔다. 평산마을은 양산 시내에서 차로 40분 이상 걸리는 곳으로 지리적으로는 사실상 울산에 더 가까운 동네다.

 

현재 문 대통령의 사저 예정지 인근 울타리에는 출입금지 CCTV 작동 중”, “본 토지는 국유재산으로 사전허가 없이는 출입을 금한다는 푯말이 붙어 있다.

이 사저 부지에 있는 주택은 문 대통령의 경남고 2년 후배인 한의사가 사용하던 곳인데, 아예 허물고 새롭게 집을 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평산마을 사저 구입이 화제가 됐을 당시 지역 경찰은 자동차 블랙박스를 이용해 주변을 감시했다고 한다. 자동차를 사저 주변에 주차한 뒤 블랙박스를 통해 현장을 기록해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 사저 인근 도로는 차 두 대가 마주쳐 지나가다 한 대는 논두렁으로 바퀴가 빠질 수 있을 만큼 폭이 좁았다. 비교적 도로가 넓고 평탄한 봉하마을과는 차이가 커 보였다.

 

와야 오는 거지관심 없다

 

청와대 경호처에서 경호용도로 구입한 것으로 알려진 사저 인근 또 다른 주택은 사람 손길이 한참 닿지 않은 듯 목재와 잡동사니가 널브러져 있었다.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현재까지 사저 공사가 시작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이곳에 대통령 사저가 들어선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 대통령 지지자 등 외부인들이 몰려와 불편을 겪었다고 주민들은 입을 모았다. 마을 곳곳에는 외부인 마을 안길 출입금지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평산마을에서 20살까지 살다가 은퇴 후 다시 귀향했다는 60대 남성은 문 대통령이 퇴임 후에 온다니 김해 봉하마을처럼 관광지나 다름없어져 동네가 시끄러워지지는 않을지 걱정된다대통령이 퇴임 후 온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에도 마을 주민들은 별 관심이 없다고 했다경상도 특유의 무심함이 묻어나는 말투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사저 관련 예산이 국회에서 통과되고 나니 며칠 후 바로 검은색 카니발 네다섯 대가 일렬로 마을에 들어선 적이 있다면서 그걸 보고서야 오긴 오나 보다느꼈다고 말했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80대 여성은 오긴 진짜 온대? 와야 오는 거지 뭐라며 거들었다.

 

평산마을은 아직까지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는다. 주민들이 각자 연탄을 사다 피우거나 LPG 보일러를 사용해야 한다. 마을 주민들은 문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하면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었다.

앞서 60대 남성은 여기는 가구 수가 적다 보니 수익성이 없어, 도시가스 공사 승인이 나지 않는다더라면서 그래도 대통령이 살면 도시가스는 공사해 주지 않겠나고 했다.

 

지난해 8월에는 이 평산마을 사저용 토지매입 과정에서 문 대통령 측이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문 대통령이 구입한 토지 중 일부 1871(566)가 농지인데, 농지법에 따르면 농지는 자기의 농업 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자가 아니면 소유하지 못한다.

또 예외적 사유 없이 휴경(休耕) 상태이면 농지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 농지를 구입하기 위해 작성한 농업경영계획서에 영농경력을 11년이라고 기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평산마을 사저가 노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과 가까운 것을 이유로 봉하마을과 평산마을의 성역화를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문 대통령의 농지법 위반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0월 주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 주변의 운동권 세력들은 퇴임 후에도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면서 사저 예정지는 경부고속도로 옆에 있어 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봉하마을과 차로 30~40분 거리다. 가까우면 지지자들이 봉하마을에도 갔다가 평산마을에도 갈 것 아닌가. 노무현의 봉하마을과 문재인의 평산마을을 한데 묶어서 성역화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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