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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창 기자의 거짓과 진실

“박근혜 대통령님. 미안합니다”

우종창 2020.11.28 09:38 조회 수 : 275

서울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사과문이 2020. 11. 27.일 등장했다. “박근혜 대통령님미안합니다.”라는 제목의 이 사과문은 이날 오전한 익명의 게시자가 올렸다.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를 비교하면서신랄하게 풍자한 게 이 글의 주 내용이다이 글은 스누라이프 사이트 내의 베스트 게시물에 오르며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사과문은 조선일보동아일보서울신문세계일보국민일보조선비즈서울경제아시아경제한국경제신문 등에 보도됐다.

 

조선일보가 11. 27. 보도한 이 기사에 대해 11. 28. 오전 8시 기준으로 258개의 100자평이 달렸다이 가운데 드디어 서울대가 진실의 종을 울리기 시작했군각 대학에서도 들불처럼 번지겠지라는 댓글에 222개의 지지 글이 달렸고, 박근혜 대통령의 명예가 회복될 때 이 나라의 민주주의도 회복된다.”는 댓글에 찬성이 189개였다.

 

네이버에 게시된 세계일보 기사에는 11. 28. 오전 7시 기준으로 201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좋아요가 589, “화나요가 21이었다네이버에 게시된 서울경제신문 기사에는 87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좋아요가 195, “화나요가 11이었다.

 

<다음은 박근혜 대통령님미안합니다라는 글의 전문이다>



 두 집 살림한다고 채동욱 잘랐을 때 욕했었는데 이번에 사찰했다고 윤석열 찍어내는 거 보니 그건 욕할 것도 아니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미안합니다.

 미르, K스포츠 만들어서 기업 돈 뜯는다고 욕했었는데 옵티머스, 프라임 보니 서민 돈 몇 조 뜯는 것보다 기업 돈 몇 천억 뜯어 쓰는 게 훨씬 나은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문체부 공무원 좌천시켰다고 욕했었는데 ‘원전 안 없애면 죽을래’라는 얘기했다는 거 보니 그래도 그건 정상적인 인사권의 범위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최순실 딸 이대 입학하게 압력 넣었다고 욕했었는데, 조국 아들딸 서류 위조하는 거 보니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그나마 성실히 노력해서 대학 간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위안부 합의했다고 욕했었는데 윤미향 하는 거 보니 그때 합의는 그나마 떼먹는 놈 없이 할머니들한테 직접 돈 전달해 줄 수 있는 나름 괜찮은 방법이었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유승민 원내대표 찍어내는 거 보고 욕했었는데, 금태섭 찍어내고 당내에서 다른 의견 내면 매장시키는 거 보니 그건 그래도 상식적인 정치였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우병우 아들 운전병 시킨 이유가 코너링을 잘해서라고 해서 변명도 가지가지 하고 있네 욕했었는데 추미애 아들 보니 소설 쓰고 있네 안 하고 변명한 건 참 훌륭하고 성숙한 대처였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최경환 부총리가 나와서 집 사라 그럴 때 욕했었는데, 국민은 집 사지 말라고 하면서 집값, 전세 값은 계속 올리는 거 보니, 당시에 집 사란 건 서민을 위한 선견지명의 정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태블릿 나와서 사과 기자회견할 때 사퇴 안하고 뭔 사과를 하고 있냐, 왜 기자 질문은 안 받냐고 욕했었는데 이제 와서 보니 나와서 사과라도 하는 건 정말 인품이 훌륭한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메르스 대처 잘못한다고 욕했었는데, 코로나로 난리 나고 독감백신 맞고 사람들 죽어나가는 거 보니 그때 그 정도로 끝낸 건 무난한 대처였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서울 법대 교수 중에 정종섭을 장관 시켜서 허튼 짓하는 것 보고 참 사람 보는 눈 없다고 욕했었는데, 조국이 장관 돼서 하는 짓을 보고 그나마 서울 법대 교수 중에 SNS는 안 하는 참 진중한 사람을 장관으로 발탁했구나 생각했습니다. 미안합니다.

 윤창중 미국서 인턴 성추행해서 도망왔을 때 욕했었는데, 안희정, 오거돈, 박원순 터지고 피해 호소인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용어가 나오는 거 보고 기겁했습니다. 미안합니다.

 윤석열 좌천시킨다고 욕했었는데, 추미애 이성윤이 하는 거 보니 정권에 대들었다고 한직에 인사발령하는 건 그냥 상식적인 인사 조치인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박근혜 정부가 최악의 정부라고 욕해서 미안합니다. 그때는 이렇게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이 올 줄은 몰랐습니다. 미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