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어묵」이라는 필명으로 활동 중인 주부 부동산 논객이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을 비판하는 글을 2020. 12. 21. 부동산 카페에 올렸다.
삼호어묵은 평범한 주부였지만 지난 6월부터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정부가 집값을 안 잡는 이유”라는 주제의 시리즈를 네이버 카페 「부동산 스터디」에 올리며 유명해졌다.
삼호어묵은 39세로 문준용보다 나이가 한 살 많다. 삼호어묵이 쓴 글의 전문(全文)을 인용,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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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를 연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만 해도 나는 그가 딱히 크게 잘못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혹자는 굳이 이 시국에, 라고 비난을 하지만 미술 전시회야 뭐 식당도 아닌데 그냥 마스크 쓰고, 서로 거리 지키며 눈으로 보면 되는 것 아닌가.
물론 「대통령 아들」이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타의 모범이 되지 못한다는 이유로 손가락질을 받을 바가 있겠으나 그 분이야 대통령 자식으로서 당하는 불이익(?????)에 평소 분개하는 분이란 걸 알고 있으니 그런 처신까지는 애초에 기대하지도 않았다.
정작 내가 경악한 것은 전시회를 연다는 사실 자체가 아닌 그가 sns에 올린 글줄이다.
[착각을 하는 것 같은데~]로 시작하는 글을 보고 한동안 말을 잃었다.
도대체 몇 살인데 글을 이런 식으로밖에 못 쓸까. 찾아보니 놀랍게도 나와 정확히 같은 나이 또래다.
단언컨대 대통령 직계 가족으로서는 물론 이제 사십 줄에 들어서는 이로서도 쓸 만한 글이 아니다. 내가 만약 대통령 딸이고 당신의 입장이라면 이렇게 썼을 것이다.
[저로 인해 물의가 빚어지고 있어서 무척 송구스러운 마음입니다. 사실상 대통령 자녀라 해서 어디서 돈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저 역시 제 일로 생계를 꾸려가야 하는 사람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저 역시 경제적으로 무척 곤란한 입장이어서 이 지원금을 내가 받아도 되는가라는 한자락 망설임이 없지 않았지만 당장 급한 불을 끄자는 짧은 생각에 눈 딱 감고 신청한 것이 그만 큰 물의를 일으키고 말았습니다.
이제 와서 늦었지만 제 생각의 짧음을 반성합니다. 응당 저보다 더욱더 어려웠을 업계 동료들에게 돌아갔어야 합니다. 이미 받은 지원금은 저보다 더 어려운 동료에게 돌아갈 수 있게 반납하겠습니다.
심려를 끼쳐드린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 더욱더 자중하며 제 일에 전념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래도 모자랄 것을 다짜고짜 글머리가 [착각을 하는 것 같은데~] 란다. 내용을 읽어보니 본인은 굉장히 억울한 모양이다.
말인즉슨 부정수급을 한 것도 아니고 정당하게 신청해서 정당하게 심사받고, 정당하게 선정된 건데 뭐가 문제냐 이 얘긴 것 같다.
아니 착각하고 있는 것은 본인이다.
회장님 친손자분이 입사를 해도 상사들이 다 인사고과 심사해서 진급시킨다.
근데 그 심사가 진짜 심사라고 보는가?
어느 부장이, 어느 임원이 회장님 친손자분더러 아 저ㅅㄲ 근태 안 좋다고 진급 누락시키라고 지방 공장으로 보내버리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렇게 회장님 친손자분이 나이 삼십 줄에 떡하니 부장을 달아놓고
“착각들 하는 거 같은데~
나도 다 심사받고 정당하게 진급한거야”
이러고 있으면 듣는 사람의 기분은 어떠하겠는가?
당신의 이름 석 자만 가지고도 대통령 아들이라는 걸 업계에서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 과연 심사하는 사람들이 마음 편히 대통령 아들을 떨어뜨릴 수 있었을까?
정말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
나이 사십 줄에 어찌 그리 세상물정을 모를까?
물론 나는 그의 신발을 신고 걸어본 적이 없으니 그의 입장을 다 이해하지는 못한다. 대통령 자식이라는 그 억울하고 힘들고 곤욕스러운 자리를 가질 불운이 다행스럽게도 내게는 없었기 때문이다.
대통령 아들이란 자리에 있으면서 나름대로 억울함도 답답함도 물론 있을 줄 안다. 그런데 그 억울한 거, 답답한 거 성질대로 다 따박따박 따질 수 없는 자리가 바로 그 자리 아닌가?
설마 아버지가 출마하면서 가족들한테 그런 얘기도 안 해 주셨나?
앞으로 힘든 일이 많을 것이라고 얘기 안 해 주시던가?
그냥 해외 많이 다니고 돈 많이 벌고, 큰 집 살고 우리나라에서 내가 제일 높으니까 킹왕짱인 자리이기만 하다고 하시던가?
[착각하는 것 같은데~] 라니....
백보 천보 양보해서 당신이 다 잘 했고, 다 억울하더라도 당신이 지금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상대는 바로 당신 아버지가 섬겨야 할 국민이다. 당신이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당신 아버지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옛 말에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고 했다. 이번에는 이 속담이 부디 틀렸기를 바란다. 당신은 팥이더라도 아버지는 부디 콩이었으면 좋겠다 이 말이다.
왜냐, 당신 아버지가 바로 우리나라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당신은 당신이 대통령 아들이라 무척 분하고 억울한 모양인데 국민들로서는 한번 대통령 아들이라서 억울해 보고 싶은 심정이다.
참고로 시골 촌구석에서 구멍가게 하는 내 어머니는 지난 봄 엔가 전 국민이 받았던 지원금도 “우리는 그래도 살만 한데 이거 미안해서 어떻게 받느냐? 우리보다 힘든 사람들도 많은데”고 나에게 말씀하셨다.
혹 당신의 아버지는 당신에게 그런 말을 안 해주셨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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